[약수역 맛집] 129 라멘하우스 후기
못본 지 한참 된 대학 동기를 오랜만에 만나기로했다.
얼마나 오래 못봤나 기억을 더듬어봤더니 거의 10년 가까이 시간이 흐른 것 같았다.
인연이란 게 신기한 것이 그 친구와 내가 대학 때 각별히 친했다거나,
대학을 졸업한 이후로 꾸준히 연락해 온 사이도 아니었는데
둘 사이에 공통적으로 친한 친구들이 있다보니 어떻게 저떻게 연이 닿아서 십년만의 재회 자리가 만들어진 것이다.
둘의 중간지점인 약수역에서 만나기로 하고 약수역 맛집을 열심히 검색해봤다.
오랜만에 만나는 친구와 저녁 한끼 하는 건데 괜찮은 식사를 하고 싶었다.
그런데 약수역에 음식점 자체가 별로 없는지 마땅한 곳이 딱히 없었다.
한참 서칭해서 그래도 무난해보이는 음식점으로 고른 곳이 바로 "129 라멘하우스"다.
일단 지하철역에서 너무 가깝고(약수역 2번 출구에서 단 25m) 스타벅스와 같은 건물에 있어서 찾아가기가 매우 쉽다!
추운 날씨였는데 다행히 역에서 나오자마자 몇걸음 안 되어서 바로 도착할 수 있었다.
건물로 들어가니 1층엔 스타벅스가 있었고, 스타벅스 옆으로 나있는 계단을 내려가니 라멘집이 있었다.
라멘집 내부는 넓지는 않았지만 자리간 간격이 널널한 편이었다.
하얀색 톤의 인테리어 때문인지 전체적으로 깔끔하고 정갈한 분위기였다.
나는 129 돈코츠 라멘을, 친구는 교카이 매운 돈코츠 라멘을, 그리고 함께 먹을 치킨 가라아게까지 주문했다.
메뉴판에 밥은 무료로 제공된다고 적혀있다.
아마 밥을 달라고 요청하면 제공해주는 것 같은데 우리는 라멘만으로도 배가 불러서 따로 밥을 주문하진 않았다.
내가 시킨 129돈코츠 라멘이 나왔다.
주문하고 5~10분 후에 나왔던 것 같다.
맛이 기대했던 것보다 삼삼했다.
자극적이지 않고 삼삼, 깔끔한 맛을 선호하는 사람들이 좋아할 맛이다.
라멘 면발이 아주 얇았는데 이건 호불호가 갈릴 것 같다.
토핑은 다 마음에 들었다. 차슈는 부드럽고 반숙 계란은 촉촉해서 정말 맛있었다.
치킨 가라아게는 사진은 찍지 못했지만 맛있었다.
6~8조각 정도가 나왔던 것 같고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해서 라멘과 곁들여 먹는 사이드 메뉴로 딱 좋았다.
맥주 한잔 시켜서 같이 먹었으면 아마 5배쯤 더 맛있게 느껴졌을 테지만
건강을 생각해서 우리 둘 다 술은 시키지 않았다 ㅎㅎㅎㅎ
요새는 친구들을 만나면 건강, 결혼, 사업, 재테크 등이 주된 화제다...............
바테이블도 있었는데 혼밥하기에도 괜찮아 보인다.
실제로 혼밥하는 손님들이 종종 오는지,
친구가 아직 도착하지 않아서 나 혼자 식당에 먼저 들어갔더니 당연히 1인 손님인 줄 알더라
물론 이렇게 여섯명 정도 앉을 수 있는 큰 테이블도 있어서 여럿이서 와도 괜찮다.
오랜만에 만나는 사람이 내 근황을 물어보면 난 왠지 자신이 없어져 우물쭈물 말하다 말끝을 흐리고만다.
그러고는 재빨리 화제를 돌리려 애쓴다.
마치 부끄러운 내 처지를 들키기 싫어하는 사람처럼..
오늘도 그랬다.
아마도 20대였던 지난 10년간 내가 보내온 세월에 스스로 자랑스럽지 못해서겠지.
난 지금 내가 원하지 않는 곳에 흘러와있다.
내가 원하는 게 뭔지 치열하게 고민하지 않고 파도에 휩쓸리듯 그저 생각없이 살아온 결과다.
앞으로 10년간은 치열하게 고민하고 치열하게 살아보려고 한다.
40살이 되었을 때 내가 도착해있는 곳은 내가 진정으로 원하는 곳이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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